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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인지기능 저하 막는다” 인간 데이터 첫 확인
  • 작성자 |정수환 작성일 | 2022-02-04
  • 문의처 |건강정책과 042-608-4474
“운동이 인지기능 저하 막는다” 인간 데이터 첫 확인

나이가 들면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다. 신체의 모든 부분이 그렇듯 우리의 뇌도 노화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노인조차도 추리, 공간지각, 언어 능력이 감퇴한다.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가장 효과적 방법으로 권장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운동이다. 걷기 등 규칙적으로 신체 활동을 하면 퇴행성 뇌질환에 걸릴 위험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이 최근 그 해답을 내놨다.

운동이 미세아교세포 활성화 조절
사람이 노년기에 이르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습 능력과 기억의 속도가 느려지는 걸 느낀다. 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인지기능이란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끄집어내 사용하는 모든 행위, 즉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인지장애로 혼자 생활하기 힘든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뉴런)의 표면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잘못 접혀 응집(플라크)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한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원래 기능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인에게도 소량 만들어지고, 이후 빠르게 분해돼 실처럼 풀린 형태로 뇌척수액에 녹아 있다.
그런데 이 단백질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생성돼 분해되지 않고 시냅스 외부에 쌓인다. 그렇게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하면 뉴런의 연결에 미묘한 영향을 주다가 너무 많이 쌓이면 시냅스가 교란되거나 파괴돼 치매를 유발한다. 시냅스는 뉴런과 뉴런 사이의 중요한 신호전달(의사소통) 시스템이다. 건강한 뇌는 시냅스를 통해 전기신호가 뉴런에서 뉴런으로, 그리고 신체의 다른 세포로 부드럽게 이동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또 하나의 원인은 뉴런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에 과인산화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신경섬유 엉킴 현상이다.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이 엉키면 뉴런의 변성이 일어나거나 기능이 떨어진다. 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뜻으로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축’으로 부르고 있다. 아밀로이드의 침적이나 타우 단백질의 엉킴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요즘엔 이들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하는 초기에 치료적 개입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효과적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규칙적 운동을 통해 노년기의 신체 활동을 늘리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지 않는 습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원인의 13%를 차지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산이다. UCSF 신경학과 케이틀린 카살레토 교수팀에 따르면 활발한 신체 활동이 인지기능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 미세아교세포(소교세포)의 활성화를 낮추기 때문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서 변성된 세포나 이물질 등을 없애주는 뇌세포다. 즉 쓰지 않는 시냅스를 없애 뇌 회로를 효율적으로 만들거나 뇌에 침투한 병원체나 뇌세포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부다. 또 적재적소에 자양분과 신경보호물질을 분비해 다친 뉴런의 회복을 돕기도 한다. 한마디로 뇌 안의 면역세포인 셈이다.
하지만 미세아교세포가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될 경우 지나친 활동으로 신경망 회로를 망가뜨린다. 정상적인 시냅스까지 과도하게 없애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염증 반응의 지표다. 뇌의 염증 반응은 몸의 염증 반응과 달리 뉴런 구조가 망가진다거나 시냅스가 미세아교세포에 잡아먹히는 형태로 일어난다. 따라서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를 낮춰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시냅스를 회복시켜 인지장애를 지연할 수 있다.
카살레토 교수팀은 80세 이상의 사망 노인을 대상으로 사후 뇌조직의 미세아교세포 활성화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신체 활동이 많은 노인일수록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 수준이 적절하게 유지됐고, 알츠하이머병을 심각하게 앓은 노인의 경우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가 높아 염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60%가량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

‘시냅스 전 단백질’ 증가
한편 연구팀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시냅스 연결을 강화하는 특정 단백질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시냅스에는 뉴런과 뉴런 사이의 의사소통 연결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여러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오래되어 낡은 단백질은 끊임없이 대체해야 시냅스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과 기억, 인지기능은 건강한 시냅스에 달렸다.
연구팀은 시카고 러시대의 ‘기억과 노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후 뇌를 기증한 404명의 고령자 단백질 수치를 분석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70~80세. 그 결과 신체 활동이 많은 노인일수록 뇌 조직의 ‘시냅스 전(前) 단백질(presynaptic protein)’ 수치가 높았고, 이 단백질이 많을수록 노년기의 인지기능 유지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움직임이든 운동을 한 노인은 시냅스 전 단백질 증가에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응집이나 엉킴과 무관하게 운동이 인지기능을 더 좋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전한 시냅스 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 수치가 높으면 당연히 고령자라도 알츠하이머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저널인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실렸다.
운동이 인간의 시냅스 전 단백질 생성을 자극해 뇌 인지기능을 좋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간의 데이터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동물실험을 통해 신체 활동이 인지기능을 높인다는 것만 확인해왔다. 카살레토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및 타우 단백질의 연구, 그리고 시냅스 전 단백질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알츠하이머가 발병되지 않게 하려면 건강한 시냅스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걷기운동 등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미세아교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고, 시냅스 전 단백질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운동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건 육체적 움직임이 힘든 노인들에게 고무적이다. 다만 운동만이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운동이 미세아교세포나 시냅스 전 단백질에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출처-[주간조선]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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