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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문〕
1)
숭정(崇禎) 정해(丁亥 : 1647) 마을 여러 일가들이 승려 학조(學祖)
와 힘을 합하여 이 암
자를 중창케 했다.
중창하고서 동춘(同春) 송공(宋公 : 宋浚吉)은‘來遊諸秀才愼勿壁書以汚新齋 (놀러 오는 여러
아이들아, 삼가서 벽에다 글을 써서 새 집을 더럽히지 말라)’라고 13글자를 벽에 써서 제생
(諸生)을 경계했다.
2)
그 후 26년 만에 공이 세상을 떠난 뒤 제생 송유제 병헌(宋有濟炳憲)
등이 오래되어 없어
질까 두려워해서 드디어 그 결획을 보수하고서 판각을 꾸미니, 아! 추모하는 마음이 지극하구나.
내 그 일을 간략히 기록하면서 인하여 그 말을 미뤄 가로되, “송의 전배(前輩)에 있었다 하니
붓을 꺾고 먹을 더럽히어 자제의 직을 흠내고 책상과 벼루에 써서 그 면에 스스로 물들이니
주자(朱子)가 이로 인하여 경계를 삼고 인하여 창 위에 벽과 책상에 걸었으니 글자를 쓰는
가르침이라 할 수 없다.”이제 제생의 공을 추모함이 이와 같으니 비록 평범한 말이나 오히려
잊을 수 없으니 하물며 주자에게서 나옴에 있어서랴. 기억하기에, 전에 무자년(戊子 : 1648)
3)
중에 시남 유공(市南兪公 : 兪棨)
이 서울에서부터 재빨리 와서 지나가게 되었는데 마을에
노소들이 이 곳에 많이 모인 것이 거의 40여인이었는데, 김감사 유선(金監司由善 : 金慶餘)·
송참의 택지(宋 議澤之 : 宋國澤)·이찰방 사오(李察訪士悟 : ? )·송상사 사징형제(宋上舍
4)
6)
士徵兄弟 : 宋國蓍
·宋國輔
)·신시직 군필(申侍直君弼 : 申翊隆)
이고, 그 중 우리집안
7)
중 군수공(郡守公)이 연배가 가장 높았고 방년은 사징의 자제인 규정(奎禎 : 宋奎禎)
·유선
8)
의 자제인 진수(震粹 : 金震粹), 동춘의 자제인 광식(光
: 宋光 )
군필의 자제인 만(曼 :
10)
申曼), 택지의 자제인 규광(奎光 : 宋奎光)
·규장(奎章 : 宋奎章)
이 같이 중간에 앉았고,
11)
택지의 손자인 기필(夔弼 : 宋夔弼)
·택상(宅相) 김만주(金萬胄), 동자(童子)가 가장 말석
에 앉았다. 동춘이 가로되, “이는 성황된 모임이라.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하고 황생 세정(黃
12)
世楨)
으로 하여금 벽사이에 성명을 나란히 쓰게 하니 내가 육일공(六一公 : 歐陽修 別號)
의 이른바‘난정(蘭亭)의 성회(盛會)를 보고 황제(荒 )에는 미치지 아니하고 문아(文雅 : 우
아한 문채)를 지난다’는 말을 외었다. 그 후 비록 모임이 있을 때도 다 그 날의 성황만 같지
못하다. 우러러 보다 내려다 보다 하는 사이 오른쪽에 십수 인은 시남과 더불어 거의 다 고인
(古人)이 되고 나와 동춘공은 뛰어나게도 새벽 별 같더니 이제 동춘이 또 나보다 먼저 가고
벽 사이에 쓴 이름도 또한 다 희미해지고 오로지 이 종이 한 장만이 있으니 또한 족히 사람
으로 하여금 감개케 하는구나. 당시의 모임은 이 재(齋)의 하나의 옛 일이 될만하고, 다시
동춘의 칭상(稱賞)함이 있을까 하므로 후에 놀러오는 자까지 모두 기록하니, 문아황제
14
대덕의 전통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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